# AMH 난소나이검사 난소기능검사 결과, 난소나이 40세
# 난임병원, 난임한의원 약 2년 간 통원
# 왼쪽 난소 낭종 5cm 진단 후 로봇 수술받음
# 수술 후 한 달 회복기간 갖고 다음 달 자연 임신 시도 후 바로 성공 (임신 시도 1회)
저의 경험이 혹시 저와 같은 걱정을 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와 희망을 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STORY 1. AMH 수치 결과 난소 나이 40세?
저의 난임일기는 AMH 수치로부터 시작이 됩니다. 거의 1년 간 자연임신 시도를 했었지만 잘 되지 않았습니다. 돌이켜보면 '제대로' 시도를 하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합니다. 확률싸움인 만큼 계획적으로 시도를 하고 싶다면 '배란테스트'는 기본이었어야 했는데, 그때 그런 테스트 없이도 당시는 그냥 시도해도 성공할 것 같다는 자신감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렇게 1년 동안 좋은 결과가 없어서 낙심하던 와중에 AMH 검사를 받아보게 되고 결과에 놀랍니다. "네? 난소나이가 40세라고요?" 나로서는 너무 충격적인 결과였고 모든 난임의 원인이 이 결과 때문인 것 같았습니다. 내 나이와 너무 차이나는 난소 상태를 마주하고 나니 마음이 바로 조급해졌습니다.
그리고 꽤나 유명하다는 난임 병원에 다니게 됩니다.
STORY 2. 난임병원을 다니기 시작하다.
난임 병원에서는 이 AMH 수치를 '무시할 수 없다.'라고 받아들였으며 실제로 평균 여성보다 난포의 개수가 덜 보이지만 그래도 제 나이 때문인지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며, AMH 결과와는 차이가 나게 괜찮은 상태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사실 마음속으로는 "이 젊은 나이에 왜 난임병원을 오셨어요?, 아직은 치료가 이릅니다."라는 말을 듣고 싶었지만 제가 느끼기엔 난임치료가 '그런데도 불구하고' 필요하다는 식으로 들렸습니다. 그리고 '아, 나는 앞으로 난임병원을 계속 다녀야 하구나'라고 생각했고, 사실 마음의 부담이 커졌습니다.
모두가 희망하는 것처럼 평범하고 행복하게 새 생명을 기다리고 임신을 준비하면 좋겠지만, 거리가 꽤나 먼 병원에 긴 시간 대중교통을 타고 기본 2-3시간 대기를 하고 장황한 시술 계획 설명을 듣고 집에 와서는 처방받은 주사를 맞는 등, 저에게는 이러한 기약 없는 일상이 심신을 지치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1년간 인공수정 시술을 4회 받게 되고 모두 다 결과가 좋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점점 시험관 시술을 생각해야 할 때인 것 같은데, 사실 저도 제 스스로가 시험관을 하기엔 너무 이른 나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자연임신 시도를 제대로 해본 적이 있었나?'또는 '너무 내가 '임신'이라는 것에 대해 매몰되어 있지는 않은가?'와 같은 여러 생각을 하면서 이렇게 내가 하고 있는 모든 생각과 환경이 어떻게 보면 임신이 편하게 될 수 있는 마음의 상태도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시험관 시술을 하겠다는 마음을 잠시 접고 그나마 마음을 의지할 수 있는 난임 한의원 소개를 받게 되어 다니게 됩니다.
STORY 3. 난임한의원을 다니기 시작하다.
시기가 너무 적절하게도 심신이 약해질 때 치료만 받으면 아기가 줄줄이 생기고 유명 연예인도 치료를 받고 아기가 생겼다는 난임한의원을 소개받게 됩니다. 그리고 치료를 6개월 이상 받게 됩니다. 치료는 생각보다 너무 아팠고 (마음 편안한 침 & 뜸 치료를 생각했던 게 무색할 만큼, 갈 때마다 무서웠을 만큼), 지은 한약은 하루에 세포를 마시며 치료비와 한약비만 해도 굉장히 많은 비용이 들어갔습니다.
제 몸에 한기가 돈다는 진단과 함께 몸을 따뜻하게 만드는 것에 목표와 초점을 둔 치료가 시작이 됐고 치료를 받는 기간 동안 한여름에 차가운 것을 절대적으로 멀리하며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포함한 모든 행복한 것들에게서 멀어져야 했습니다. 이 부분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우연인지 제 체질이 한의원 치료와 안 맞는 것인지 몰라도 치료한 지 2개월이 지났을 무렵 생리통이 갑자기 생기게 됩니다. 그리고 생리통의 통증 정도가 점점 심해졌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때 당시 생각했던 것은 '내 몸에 긍정적인 변화가 있다.'라고 생각했습니다.
통증을 무시하다가도 너무 아프고 생리혈에 이상이 있었고 결국 병원을 방문하고 이때 저는 난소낭종 5cm 진단을 받게 됩니다.
저는 난임 한의원을 다니면서 난임산부인과병원은 자연스럽게 다니지 않았었고, 이렇게 6개월 동안 초음파를 볼일 이 없으니 혹이 커지고 있는 것을 알 수 도 없었던 상황이었습니다.
여러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난임치료 목적을 위해 한의원을 다니게 되면 정말 치료가 효과가 있어서 기쁜 소식이 생기는 분들도 있겠지만 저와 같이 체질이 치료와 안 맞아 다른 안 좋은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는 점을 꼭 고려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꼭 한의원 치료를 받고 싶다면 산부인과 병원을 병행하여 내 몸을 정기적으로 관찰 및 진단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직까지도 난임 한의원 치료가 제 난소혹을 키웠다고는 단정을 100% 내리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 6개월간 혹이 갑자기, 6개월 전까지만 해도 초음파를 보던 상황에서 조차도 없었던 큰 혹이 갑자기 5cm까지 자랐다는 것은 몸에 큰 변화가 있었다는 것인데, 다른 이유도 많았겠지만 제가 집중적으로 준 변화는 한약복용과 한방치료 및 침치료 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STORY 4. 난소낭종 5cm 절제를 위한 로봇수술을 받게 되다.
이렇게 해서 제 포스팅 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난소 낭종 절제술을 대학병원 입원을 통해 수술을 받게 됩니다.
난소낭종 진단, 수술 방법 선택, 수술 및 입원 일지 후기 등은 제 블로그 사이트에서 확인해 주시면 더 자세한 이야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
STORY 5. 수술 후 자연임신 시도 한 번 만에 임신을 성공하게 되다.
수술 후 병원에서 말한 6주의 회복기간을 갖고 그 후 한 달 동안은 편안하게 요양을 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달에 자연임신 시도를 딱 한 번 했는데 그 한 번이 임신 성공을 가져왔습니다.
사실 자궁내막증 수술 사례가 정말 많지만, 자궁내막증이 난임의 원인이 될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수술 후 6개월 이내에 가장 임신 확률이 높다라는 정보를 접한 적이 있습니다.
더욱이 신기한 것은 수술한 왼쪽 난소에서 배란이 됐다는 것입니다. 저는 제 사례로 수술이 너무 잘됐다는 증거를 몸소 느끼게 되었습니다.
수술 후 담당 교수님께서도 수술하면서 정말 깨끗하게 만들어 놓았다. 자연임신 시도가 매우 매우 중요하다. 적어도 2년은 자연임신 시도를 해보고 그 이후에 시험관이든 인공 수정이든 시술을 계획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이 기억납니다. 더욱이나 교수님께서 수술하시면서 제 난소와 자궁 상태를 보았을 때 임신하기에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인다는 말씀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보면 난임이라는 키워드를 제가 스스로에게 적용시켰던 것은 아닌지, 마음이 너무 조급했던 것은 아닌지, 제 몸과 마음이 가장 편안할 때 아기가 찾아와 준 것 같습니다.
사실 난임병원을 몰랐을 때 처음 시도 했었던 1년 동안 마음이 조급하지만 않고 임신에 대한 스트레스만 없었더라면 임신에 더 일찍 성공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